고관절 골절로 수술받은 어머니가 병실 침대에 누운 지 열흘째, 종아리를 만져보니 반대쪽보다 확실히 딱딱하고 손가락으로 눌러도 자국이 잘 안 빠진다는 걸 알아채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간호사에게 물으면 다리 좀 움직여드리라는 말은 듣지만, 정확히 몇 번을 몇 시간마다 해야 하는지, 어디까지가 정상 붓기이고 어디부터가 위험 신호인지는 따로 설명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은 뇌졸중 편마비나 고관절·무릎 수술, 만성질환 악화로 스스로 일어나 걷기 어려운 어르신을 곁에서 돌보는 분들을 위한 실전 가이드입니다. 침상에서 하는 운동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심부정맥혈전증(DVT) 예방과 하지 순환 유지라는 한 가지 목표에만 집중해서 발목 펌프 운동의 정확한 방법, 스스로 못 움직이는 경우 보호자가 대신해줄 수 있는 방법, 그리고 반드시 알아야 할 중단 신호까지 순서대로 다룹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발목 펌프 운동은 혈전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보조적 관리 방법이지, 이미 생긴 혈전을 치료하거나 혈전 발생을 완전히 막아주는 의학적 처치가 아닙니다. 압박스타킹이나 간헐적 공기압박장치, 필요하다면 항응고제 처방 같은 의료진의 판단은 별개로 따라야 하며, 이 글의 내용은 그 위에 더하는 셀프케어로 이해해주세요.
왜 침상 안정 중 다리가 위험해지는가
왜 침상 안정 중 다리가 위험해지는가
세 가지 조건이 겹칠 때
혈전이 잘 생기는 조건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혈류 정체로, 걷거나 발목을 움직일 때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며 정맥 속 혈액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리는 펌프 역할을 하는데 누워서 움직이지 않으면 이 펌프가 멈추면서 다리 정맥에 피가 고입니다. 둘째는 혈관벽 손상으로, 수술이나 골절, 정맥주사 자체가 혈관 안쪽에 미세한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셋째는 혈액이 평소보다 더 잘 굳는 상태로, 탈수나 염증, 일부 암 치료가 이 경향을 높입니다. 이 세 가지가 겹칠수록 위험이 커지는데, 침상안정 중인 어르신은 대개 이 중 두세 가지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
- 고관절이나 무릎 골절로 수술받은 지 얼마 안 된 경우
- 뇌졸중으로 한쪽 다리에 편마비가 와서 그쪽 다리를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
- 3일 이상 스스로 일어나 앉거나 걷지 못하고 침상에 누워만 있는 경우
- 심부전이나 만성폐질환이 심해져 움직이는 것 자체가 숨차고 힘든 경우
- 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최근 받은 지 얼마 안 된 경우
- 식사량과 수분 섭취가 줄어 탈수 경향이 있는 고령자
위 항목 중 두 가지 이상 해당한다면 발목 펌프 운동을 오늘부터 바로 챙겨야 할 이유가 그만큼 명확하다는 뜻입니다.
다리 둘레를 재보는 법
병원 간호 현장에서 흔히 쓰는 간단한 자가 점검법이 있습니다. 무릎뼈 아래쪽으로 손가락 네 개, 대략 10cm 지점의 종아리 둘레를 줄자로 재고 양쪽을 비교하는 방법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위치에서 재는 것이 중요하며, 하루아침에 한쪽만 2~3cm 이상 굵어졌다면 단순 부종보다 정밀 검사가 필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진단 기준이 아니라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한 참고 지표일 뿐이므로, 수치가 애매하더라도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바로 의료진에게 알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양쪽 다리 모두 챙겨야 하는 이유
편마비가 있는 어르신을 돌보다 보면 마비된 쪽 다리에만 신경이 쏠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움직임이 자유로운 반대쪽 다리도 누워만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근육 펌프 작용이 함께 줄어들어 혈전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습니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운동은 양쪽 다리 모두에 똑같이 적용해야 합니다.
시작 전에 확인해야 할 것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 의료진에게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해두면 훨씬 안전합니다. 첫째, 이미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는지. 둘째, 와파린이나 리바록사반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최근 혈액검사 수치가 안정적인지. 셋째, 최근 다리 수술 부위에 관절 움직임을 제한하라는 지시가 따로 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아래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 의사나 물리치료사와 먼저 상의하세요.
발목 펌프 운동, 정확한 방법
발목 펌프 운동, 정확한 방법
1. 발목 펌프 운동(기본, 스스로 하기)
시작 자세: 침대에서 상체를 30~45도 정도 세우거나 편평하게 누운 자세를 잡습니다. 무릎 아래에 얇게 만 수건이나 작은 베개를 받쳐 무릎이 살짝 굽도록 하면 무릎 뒤 정맥이 눌리지 않아 더 편합니다. 발뒤꿈치는 매트리스에 자연스럽게 닿은 채로 둡니다.
동작 순서: 먼저 발끝을 정강이 쪽으로 최대한 끌어당겨 발등을 세우고 2초 유지합니다. 이어서 반대로 발끝을 쭉 뻗어 발바닥이 침대 발치 쪽을 향하게 밀고 다시 2초 유지합니다. 이 왕복을 자동차 가속 페달을 밟았다 떼는 동작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왕복 한 번을 1회로 셉니다.
호흡: 발을 당길 때 들이쉬고, 밀 때 내쉽니다. 힘을 주면서 숨을 참으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오를 수 있어, 특히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호흡을 함께 신경 써야 합니다.
세트·횟수·빈도: 10회 왕복을 1세트로 잡고, 깨어 있는 동안 1~2시간마다 1세트씩, 하루 8~10세트를 목표로 합니다. 처음이라면 5회부터 시작해 며칠에 걸쳐 10회까지 늘려가도 충분합니다.
흔한 실수와 교정: 발가락 끝만 까딱거리고 발목 관절 자체는 거의 안 움직이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발등 전체가 정강이 쪽으로 세워지는 모습이 눈에 보여야 정상입니다. 무릎을 굽혔다 펴며 다리 전체를 움직이는 경우도 흔한데, 이는 대퇴사두근 운동이지 발목 펌프가 아니므로 무릎은 고정한 채 움직임이 발목 관절에서만 나오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저항감이 느껴지는 지점을 억지로 넘기려 하는 것도 피해야 할 실수입니다.
중단해야 하는 신호: 운동 중 종아리에 이전에 없던 조이는 듯한 통증이 새로 생기거나, 운동 직후 한쪽 다리만 눈에 띄게 더 붓고 만졌을 때 뜨겁다면 즉시 멈추고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나 가슴 통증이 동반된다면 이는 응급 상황이므로 운동을 멈추는 것을 넘어 곧바로 119에 연락해야 합니다.
2. 발목 돌리기(순환 보완 운동)
시작 자세: 기본 자세와 같지만, 발뒤꿈치 아래에 낮은 베개를 받쳐 발이 매트리스에서 살짝 떠 있게 하면 원을 그리기가 더 수월합니다.
동작 순서: 엄지발가락 끝을 연필이라 생각하고 시계 방향으로 큰 원을 5회, 이어서 반시계 방향으로 5회 그립니다. 복사뼈 안쪽과 바깥쪽이 그리는 원이 눈에 보일 정도로 커야 발목 관절이 충분히 움직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호흡: 특별히 맞출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유지하되, 원 하나를 그리는 데 3~4초 정도의 속도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세트·횟수·빈도: 발목 펌프 세트 사이사이 하루 3~4회 추가하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발목 펌프처럼 시간 단위로 촘촘히 반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흔한 실수와 교정: 발목이 아니라 발끝만 까딱거리며 원 크기가 지나치게 작아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른 손으로 정강이를 가볍게 잡아 고정한 채 시행하면 발목 관절에서만 원이 그려지는지 확인하기 쉽습니다.
중단해야 하는 신호: 특정 방향에서만 콕 찌르는 통증이 있다면 그 방향은 생략하고 반대 방향만 이어가고, 전체적으로 붓기가 늘어난다면 기본 발목 펌프 운동과 같은 기준으로 대응합니다.
부목이나 보조기를 착용 중이라면
발목 골절이나 수술 후 보조기를 착용해야 하는 시기라면, 보조기를 벗을 수 있는 시간에 맞춰 운동을 끼워 넣는 것이 원칙입니다. 담당 의료진의 허락 없이 보조기를 임의로 벗고 운동하지 마세요. 보조기 착용 중에도 발가락 관절만 움직이는 정도는 대부분 허용되니, 그 범위 안에서라도 짧게 시행하는 편이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야간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발목 펌프 운동을 위해 일부러 잠을 깨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야간 체위 변경이나 소변 처리를 위해 어차피 깨어나는 시간이 있다면, 그 김에 한 세트 정도 끼워 넣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수면의 질을 해치면서까지 목표 세트 수를 채우려 애쓰지 마세요.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운 경우, 보호자가 돕는 법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운 경우, 보호자가 돕는 법
의식이 저하되어 있거나 편마비로 한쪽 다리를 전혀 쓸 수 없는 어르신도 발목 펌프의 효과를 완전히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호자나 요양보호사가 대신 움직여주는 수동 관절가동범위 운동으로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습니다.
3. 보호자 보조 발목 펌프
시작 자세: 보호자가 침대 옆 의자나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한 손으로는 어르신의 발뒤꿈치를 아래에서 받쳐 고정하고 다른 손은 발등이나 발바닥에 가볍게 얹습니다.
동작 순서: 발바닥에 얹은 손으로 발등 쪽을 향해 천천히 밀어 배측굴곡을 유도하고, 저항감이 느껴지는 지점에서 멈춰 2초 유지합니다. 이어서 반대 방향으로 발끝을 살짝 눌러 저측굴곡을 유도하고 다시 2초 유지합니다. 절대로 뻑뻑하게 걸리는 느낌을 힘으로 넘기려 하지 않아야 합니다.
호흡: 어르신이 평소 리듬대로 편하게 호흡하도록 두고, 움직이는 도중 얼굴을 찡그리거나 신음이 나오면 그 지점에서 손을 멈춰야 합니다.
세트·횟수·빈도: 10회 왕복을 1세트로, 하루 6~8회 정도가 적당합니다. 체위 변경을 위해 2시간마다 어르신 자세를 바꿔드릴 때 함께 시행하면 빠뜨리지 않고 챙기기 쉽습니다.
흔한 실수와 교정: 보호자가 힘을 세게 줘서 관절 가동범위를 억지로 늘리려는 것이 가장 위험한 실수입니다. 저항이 느껴지면 그 이상 밀지 말아야 합니다. 양쪽 다리를 번갈아 하지 않고 한쪽만 반복하는 실수도 흔한데, 양쪽 다리 모두 똑같이 해주어야 합니다.
중단해야 하는 신호: 어르신이 통증을 표현하거나(찡그림, 신음, 손으로 다리를 밀어내는 행동) 특정 다리만 유독 붓거나 딱딱해져 있다면, 보조 운동을 계속하기보다 먼저 의료진 확인을 받는 것이 우선입니다.
압박스타킹이나 공기압박장치와 함께 쓰는 법
병원에서 처방받은 압박스타킹이나 간헐적 공기압박장치(IPC)를 착용 중이라면, 그 위에 발목 펌프 운동을 병행해도 무방합니다. 오히려 기계적 예방과 능동적 근육 펌프 작용을 함께 쓰는 편이 서로 보완적이라는 것이 여러 임상 지침에서 공통으로 권고하는 방향입니다. 다만 스타킹을 신은 상태에서 발목이 붓거나 발가락 색이 변한다면 스타킹 자체가 너무 조이는 것일 수 있으니 담당 간호사에게 압박 강도를 다시 확인받으세요.
체위 변경과 함께 실천하면 좋은 이유
욕창 예방을 위한 체위 변경은 보통 2시간 간격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타이밍에 발목 펌프를 끼워 넣으면 보호자 입장에서도 하나의 루틴으로 묶어 기억하기 쉽고, 어르신도 자세가 바뀌는 김에 다리를 움직이는 것이라 거부감이 적습니다. 체위 변경 기록지 옆에 발목 펌프 시행 여부를 함께 체크하는 칸을 만들어두면 빠뜨리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여러 가족이 교대로 돌본다면
보호자가 여러 명이 교대로 어르신을 돌보는 경우, 발목 펌프 시행 여부를 말로만 전달하면 빠뜨리기 쉽습니다. 침대 옆에 시간과 체크 표시를 적을 수 있는 종이 한 장을 붙여두고, 교대할 때마다 마지막 시행 시각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몇 시간이나 비어 있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회복 단계별 진행표와 연구 근거
회복 단계별 진행표와 연구 근거
호주에서 진행된 Chandrasekaran 등의 연구(ANZ Journal of Surgery, 2009)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발목 펌프와 고관절 펌프 운동이 오금 정맥(popliteal vein)의 최고 혈류 속도를 얼마나 끌어올리는지, 병원에서 흔히 쓰는 간헐적 공기압박장치(IPC)와 비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능동적 발목·고관절 펌프 운동이 만들어내는 혈류 속도 증가폭이 IPC 장치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을 만큼 비슷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표본 수가 많지 않은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단기 실험이었고, 실제 혈전 발생률이 아니라 혈류 속도라는 대리 지표만을 측정했다는 한계가 있어, 여러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의 침상안정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해 같은 크기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이 발표한 병원 내 혈전 예방 지침 NG89(2018년 제정, 이후 개정)는 입원 환자 전원에 대해 입원 후 이른 시점에 혈전 위험도를 평가하고, 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에게는 압박스타킹이나 IPC 같은 기계적 예방과 함께 거동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리 운동과 조기 이상을 권장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권고는 대부분 기계적 예방 장치와 운동을 함께 적용한 연구들을 근거로 하고 있어, 다리 운동만 단독으로 시행했을 때의 효과 크기를 따로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즉 발목 펌프 운동은 단독 예방책이 아니라 전체 예방 전략의 한 축으로 이해하는 것이 지침의 취지에 맞습니다.
| 기간 | 목표 | 방법 |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기준 |
|---|---|---|---|
| 침상안정 시작~3일차 | 급성기, 안전한 가동범위 확인 | 보호자 보조 발목 펌프 하루 6~8회, 스스로 가능하면 병행 시도 | 통증 없이 왕복을 견디고 다음 날 아침 붓기가 전날보다 늘지 않음 |
| 4일~1주차 | 능동 발목 펌프로 전환 | 스스로 5~10회 시도, 어려우면 보조 병행 | 스스로 10회 왕복을 통증 없이 완주 |
| 2주차 | 발목 펌프 정착, 발목 돌리기 추가 | 하루 8~10세트 + 발목 돌리기 3~4회 | 목표 세트 수를 3일 연속 채우고 종아리 둘레가 좌우 비슷하게 유지됨 |
| 3~4주차 | 침대 가장자리 앉기, 서기 준비 | 발목 운동 유지 + 담당 의료진 판단에 따라 앉은 자세 다리 흔들기 등 추가 | 어지럼 없이 침대 가장자리에 앉을 수 있고 서 있을 때 다리 붓기·통증이 없음 |
표의 기준을 채우지 못한 채 날짜만 지났다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마세요. 특히 3~4주차의 앉기·서기 전환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이나 물리치료사의 판단을 거쳐야 하는 단계입니다.
2주차인데도 진행이 더디다면
2주가 지나도 스스로 10회 왕복을 완주하지 못하고 있다면 세 가지를 점검하세요. 첫째, 하루 8~10세트를 정말 매일 채웠는지. 둘째, 통증을 이유로 매번 5회 미만에서 멈추고 있지는 않은지. 셋째, 애초에 근력 저하가 아니라 다른 신경학적 문제(마비 진행, 저림 악화)가 새로 생긴 것은 아닌지입니다. 셋 다 확인해도 정체돼 있다면 재활의학과 평가를 받아보는 편이 다음 단계를 더 안전하게 정할 수 있습니다.
사례로 보는 진행 흐름
고관절 골절로 수술받은 지 이틀 된 82세 어르신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수술 부위 통증 때문에 처음 이틀은 보호자가 대신 발목을 움직여주는 보조 운동만 하루 6회 시행했습니다. 3일째부터 통증이 10점 중 4점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스스로 발끝을 살짝 당기는 정도는 가능해졌지만, 10회를 채우지 못하고 5~6회에서 힘들어했습니다. 이럴 땐 무리해서 10회를 채우려 하기보다 스스로 되는 만큼만 하고 나머지는 보조 운동으로 채우는 절충이 적절합니다. 1주일이 지나자 스스로 10회 왕복을 통증 없이 완주하게 되었고, 2주차부터 발목 돌리기를 추가했습니다. 이 사례처럼 며칠 단위로 조금씩 늘어나는 것이 정상적인 흐름이며, 하루 만에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럴 땐 하지 마세요, 그리고 즉시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이럴 땐 하지 마세요, 그리고 즉시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이 운동을 시작하면 안 되는 경우(금기)
- 이미 급성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진단받았고 항응고 치료가 충분히 자리 잡기 전인 경우(의료진이 별도로 안전하다고 확인해주기 전까지는 새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 다리 골절이나 수술 직후 담당 의사가 관절 움직임 자체를 제한하라고 지시한 경우
- 다리에 개방창상, 심한 욕창, 급성 감염(봉와직염 등)이 있는 부위
- 심부전이 급성으로 악화되어 호흡곤란이 심한 상태
- 통증이 너무 심해 안전하게 반응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
운동 중이나 직후 즉시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레드 플래그)
- 한쪽 종아리가 반대쪽보다 눈에 띄게 붓고, 누르면 아프며, 만졌을 때 뜨겁다(심부정맥혈전증 의심)
-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가슴 통증, 식은땀이 동반된다(폐색전증 의심, 다리의 혈전이 떨어져 나가 폐혈관을 막는 응급 상황이므로 곧바로 119에 연락해야 합니다)
- 다리 피부색이 창백하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한다
- 갑자기 다리 감각이 없어지거나 스스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이 루틴은 의사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위 금기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시작 전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고, 레드 플래그에 해당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을 잠시 미루는 정도가 아니라 곧바로 의료진에게 알리거나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다른 예방 조치와 함께 해도 되나요
이 운동은 압박스타킹, 간헐적 공기압박장치, 필요시 처방되는 항응고제 치료와 상호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러 예방 조치를 함께 쓰는 것이 표준적인 접근입니다. 다만 이 중 어떤 것을 언제 얼마나 병행할지는 어르신의 전체 상태를 파악하고 있는 담당 의료진이 결정할 문제이며, 이 글에서 안내하는 발목 펌프 운동은 그 전체 계획 위에 더하는 셀프케어로 이해해주세요.
가족이 매일 확인하면 좋은 세 가지
- 양쪽 종아리를 손으로 가볍게 감싸 쥐어 굳기와 온도 차이가 있는지
- 발목 펌프 운동을 목표한 세트만큼 시행했는지 기록지에 표시했는지
- 어제와 비교해 다리 붓기나 피부색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는지
회복 이후에도 챙겨야 할 점
침상안정에서 벗어나 다시 걷기 시작한 뒤에도 한동안은 발목 펌프 운동을 완전히 그만두기보다 하루 2~3세트 정도로 줄여 유지하는 편을 권합니다. 걷는 양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회복 초기에는 종아리 근육 펌프가 예전만큼 활발히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걷는 거리와 시간이 늘어나 종아리 근육을 충분히 쓰게 되면 그때부터는 자연스럽게 발목 펌프 운동의 비중을 줄여가도 됩니다.
수분 섭취도 함께 챙기세요
운동만큼이나 놓치기 쉬운 것이 수분 섭취입니다. 식사량이 줄어든 고령자는 갈증을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아 하루 필요한 수분량에 못 미치기 쉬운데, 혈액이 진해지면 앞서 설명한 세 가지 위험 조건 중 하나인 혈액 응고 항진 경향이 더 강해집니다. 신장질환이나 심부전으로 수분 섭취량 제한 지시를 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담당 의료진이 권한 하루 수분 목표량을 발목 펌프 운동과 함께 체크리스트에 나란히 적어두고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