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아틴 로딩 중 근적외선을 병행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스쿼트 5세트를 끝내고 나흘째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허벅지가 욱신거린다는 회원이 있었다. 크레아틴을 벌써 두 달째 먹고 있는데도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는다는 게 그의 불만이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크레아틴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은데 근적외선 기기를 같이 쓰면 회복이 더 빨라지느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방법은 작동하는 층위가 다르다. 크레아틴 모노하이드레이트는 근세포 안에 인산크레아틴을 더 많이 채워 넣어 짧고 강한 힘을 낼 때 ATP를 빨리 재합성하도록 돕는 보충제고, 근적외선(NIR)은 피부 아래 미토콘드리아에 빛 에너지를 전달해 세포 대사와 국소 혈류에 영향을 주는 물리적 자극이다. 둘 다 결국 ATP 대사와 맞닿아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함께 쓰면 상승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실제로 두 방법을 동시에 적용한 인체 연구는 아직 많지 않다. 이 글은 각각의 근거를 개별로 짚고, 그 위에서 현실적으로 조합할 수 있는 방법과 한계를 정리한다.
먼저 짚어야 할 전제가 하나 있다. 크레아틴 로딩만으로 체중이 1~2kg 늘었다면 이는 대부분 근육 내 수분 저류이지 지방 증가가 아니다. 이 변화를 부종으로 오해해 로딩을 중도에 멈추는 사례를 현장에서 자주 본다. 근적외선 역시 한두 번 사용으로 즉각적인 통증 소실을 기대하면 실망하기 쉬운데, 광생체조절(PBM)의 작용 기전 자체가 누적형이기 때문이다.
크레아틴과 근적외선이 만나는 지점: 작동 기전
크레아틴의 작용은 인산크레아틴(phosphocreatine, PCr) 시스템에서 출발한다. 근육이 10초 이내의 폭발적인 힘을 낼 때는 산소를 이용한 대사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미리 저장해 둔 인산크레아틴이 ADP에 인산기를 즉시 넘겨 ATP를 재합성한다. 보충제로 크레아틴을 추가 섭취하면 근육 내 총 크레아틴 저장량이 늘어나고, 이는 세트 사이 회복 시간 단축과 반복 수행 능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스포츠영양학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다만 이 저장 용량에는 개인차가 있어서, 원래 저장량이 낮았던 사람일수록 보충 효과를 크게 체감하고 육류 섭취가 많아 저장량이 이미 높았던 사람은 반응이 적을 수 있다.
근적외선은 전혀 다른 경로로 세포에 작용한다. 660~850nm 파장대의 빛은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있는 사이토크롬 c 산화효소(전자전달계 4번 복합체)에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효소가 빛을 흡수하면 결합돼 있던 산화질소(NO)가 해리되면서 전자 전달이 원활해지고, 그 결과 ATP 합성 효율이 일시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이 광생체조절 연구의 핵심 가설이다. 동시에 해리된 NO는 혈관을 확장시켜 국소 혈류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보고된다.
두 기전을 나란히 놓고 보면 접점이 보인다. 크레아틴은 ATP 재합성에 필요한 원료를 더 많이 준비해 두는 쪽이고, 근적외선은 그 원료를 ATP로 바꾸는 효소 반응 자체를 자극하는 쪽이다. 운동 직후처럼 ATP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 두 가지를 함께 적용하면 상호 보완적일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다만 이는 개별 기전을 조합한 가설 수준의 설명이며, 두 개입을 동시에 적용했을 때 실제로 유의한 추가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직접 검증한 대조 연구는 아직 드물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
여기에 개인차라는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크레아틴에 대한 반응은 원래의 근육 내 저장량, 근섬유 유형 구성, 신장을 통한 배설 속도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근적외선에 대한 반응 역시 피부 두께, 색소 침착 정도, 조사 부위의 지방층 두께에 따라 실제로 조직에 도달하는 에너지량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프로토콜을 적용해도 어떤 사람은 1~2주 만에 회복 체감을 보고하고, 어떤 사람은 4주가 지나도 뚜렷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출발점으로 삼되, 본인의 반응을 2~4주 단위로 직접 기록하며 조정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관련 글: 글루타치온과 근적외선의 항산화 시너지 전략
최신 연구와 과학적 근거
크레아틴 보충의 효과와 안전성은 보충제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반복 검증된 축에 속한다. 국제스포츠영양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Sports Nutrition)가 정리한 포지션 스탠드(Kreider et al., 2017)는 수백 편의 개별 연구를 종합해, 하루 20g을 5~7일 나눠 복용하는 로딩 후 근육 내 총 크레아틴 저장량이 대체로 20% 안팎 증가한다고 정리했다. 다만 이 수치는 개별 연구마다 측정 방법과 대상자 특성이 달라 편차가 크고, 저장량이 이미 높은 사람에게는 증가폭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경우도 보고돼 있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어렵다.
근손상 지표와 관련해서는 Cooke 등이 2009년 국제스포츠영양학회지(Journal of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Sports Nutrition)에 발표한 연구가 자주 인용된다. 저항운동 경험이 적은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크레아틴을 보충한 군에서 근손상 표지자인 크레아틴키나아제(CK) 수치가 위약군보다 낮게 유지됐다는 결과였다. 다만 참가자 수가 19명으로 소규모였고 관찰 기간도 열흘 남짓으로 짧아, 장기간 반복되는 실제 트레이닝 환경에 그대로 일반화하기는 조심스럽다.
근적외선 쪽에서는 Ferraresi 등이 2015년 발표한 리뷰가 골격근 회복 관련 근거로 많이 언급된다. 850nm 근적외선 조사가 골격근 미토콘드리아 호흡 능력을 약 25~35% 향상시켰다는 보고인데, 이 수치는 주로 동물 모델과 소규모 인체 실험을 종합한 값이라 조사 강도와 시간, 파장 조합이 연구마다 제각각이어서 하나의 표준 프로토콜로 확정하기는 이르다. 두 영역 모두 개별 개입으로서의 근거는 쌓여 있지만, 크레아틴과 근적외선을 같은 세션에서 병행했을 때의 추가적인 상승 효과를 직접 측정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아직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히 밝혀 둔다.
피로 회복과 관련해서는 Vanin 등이 2016년 국제스포츠생리학회지 계열에 발표한 리뷰에서, 운동 전 저출력 레이저 또는 LED 조사가 이후 수행한 저항운동이나 반복 스프린트에서 근피로 발생을 늦추고 회복기 근력 저하 폭을 줄이는 경향을 여러 소규모 연구에서 확인했다고 정리한 바 있다. 다만 이 리뷰에 포함된 개별 연구들도 표본 크기가 10~20명 안팎으로 작고, 파장과 조사 시점이 제각각이어서 저자들 스스로도 표준화된 임상 지침을 내리기는 이르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한계를 감안하면, 지금 시점에서 근적외선은 확정된 회복 촉진제가 아니라 개연성 있는 보조 수단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균형 잡힌 태도다.
함께 읽기: 비타민 C와 콜라겐 합성: 광요법 병행 극대화
자가 점검 기준
크레아틴과 근적외선을 병행할지 결정하기 전에 먼저 확인할 것은 지금의 회복 지연이 정상 범위의 지연성 근육통(DOMS)인지, 아니면 다른 관리가 필요한 상태인지를 구분하는 일이다. 다음 기준으로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다.
| 단계 | 증상 | 대응 |
|---|---|---|
| 0~1단계 | 운동 다음날 뻐근함, 일상 동작에는 지장 없음 | 스트레칭과 수분 섭취만으로 충분 |
| 2단계 | 계단 오르내리기나 팔 들기에서 통증, 2~3일 지속 | 크레아틴 유지 용량과 근적외선 병행 고려 |
| 3단계 | 통증이 4일 이상 지속, 근력이 눈에 띄게 저하 | 운동 강도 조절과 관리 프로토콜 본격 적용 |
| 4단계 | 소변 색 진해짐, 붓기 심함, 통증이 관절까지 확산 | 운동 중단, 의료 상담 필요 |
여기에 더해 로딩 전 확인해 둘 것이 있다. 최근 3개월 이내 신장 기능 이상을 진단받은 적이 있는지, 현재 복용 중인 약물 중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 약물이 있는지, 카페인이나 크레아틴을 처음 접하는지 여부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로딩 용량을 스스로 정하기보다 담당 의료진이나 영양 전문가와 먼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단계별 관리 프로토콜
아래는 앞서 자가 점검에서 2단계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짠 4주 프로토콜이다. 개인의 체중, 훈련 강도에 따라 조정이 필요하지만 큰 흐름은 아래 표와 같다.
| 주차 | 크레아틴 | 근적외선 적용 | 확인 지표 |
|---|---|---|---|
| 1주차 | 1회 5g씩 하루 4회 로딩, 식후 복용 | 운동 후 850nm 중심 12~15분, 주 4~5회 | 체중 변화, 소화 불편 여부 |
| 2주차 | 3~5g 유지 용량 1회, 운동 전후 무관 | 660+850nm 복합 10~12분, 주 5회 | DOMS 단계, 수면의 질 |
| 3주차 | 3~5g 유지, 훈련일 우선 복용 | 통증 부위 중심 15분, 주 4회로 조정 | 근력 회복 속도, 통증 재현 부위 |
| 4주차 | 3~5g 유지, 필요시 휴식일 생략 가능 | 주 3~4회로 감량, 유지 목적 전환 | 4주 전 대비 회복 소요일수 비교 |
로딩 단계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크레아틴 5g을 물 없이 삼키는 것이다. 크레아틴은 물을 충분히 동반해야 흡수와 배설이 원활하므로, 1회 섭취량마다 최소 200~300ml의 물을 함께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근적외선 적용은 운동 직후 30분 이내, 또는 취침 전 근육이 이완된 상태에서 시행하는 두 타이밍이 현장에서 가장 무난하게 쓰인다. 거리는 피부에서 5~10cm, 급성 부종이 있는 부위는 피하고 아급성기 이후 통증 부위 주변부터 넓게 적용하는 것이 좋다.
흔한 실수와 교정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실수 몇 가지를 짚어본다.
- 공복에 고용량 섭취: 크레아틴 5g 이상을 공복에 한 번에 먹으면 복부 팽만감이나 가벼운 설사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식사와 함께 또는 식후 섭취로 바꾸면 대부분 해소된다.
- 로딩 없이 유지 용량만 기대: 로딩 없이 하루 3g만 먹으면 근육 내 저장량이 포화 상태에 이르기까지 3~4주가 걸린다. 빠른 체감을 원한다면 로딩 단계를 건너뛰지 않는 것이 낫다.
- 급성 부종 부위에 근적외선 조사: 다친 직후 열감과 부종이 뚜렷한 상태에서 열을 동반하는 조사를 하면 오히려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급성기, 대략 72시간이 지난 뒤 적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 수분 섭취량을 그대로 두는 것: 크레아틴은 세포 내 수분을 끌어들이는 특성이 있어, 평소보다 하루 500ml 정도 물 섭취를 늘리지 않으면 근육 경련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다.
- 근적외선 기기를 눈에 직접 조사: 근거리에서 얼굴 부위를 조사할 때 무심코 눈을 감지 않는 경우가 있다. 보호 고글을 착용하거나 눈을 감고 시행해야 한다.
- 단기간 체감이 없다고 바로 중단: 두 방법 모두 누적형 개입이라 한두 번 시행 후 즉각적인 변화가 없다고 중단하면 실제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최소 2주는 프로토콜대로 유지한 뒤 재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병원에 가야 하는 경고 신호
대부분의 근육통과 회복 지연은 자가 관리 범위 안에 있지만, 다음 신호가 나타나면 크레아틴 복용과 근적외선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소변 색이 진한 갈색이나 콜라색으로 변할 때: 드물지만 극심한 근손상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평소보다 강도를 급격히 올린 운동 직후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 운동과 무관하게 지속되는 부종과 체중 급증: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
- 근적외선 조사 부위의 지속적인 발적, 수포, 통증 악화: 광과민 반응이거나 피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 근력 저하와 함께 나타나는 감각 마비나 저림: 단순 근육통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경학적 증상이다.
- 4주 이상 프로토콜을 지켰는데도 회복 소요 기간이 전혀 줄지 않을 때: 다른 근골격계 문제나 영양 결핍, 수면 장애 등 별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스스로 판단해 용량을 조절하기보다 전문가 진료를 우선하는 것이 안전하다. 근적외선과 크레아틴 모두 의료 행위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강조해 둔다.
일상 상황별 적용
같은 프로토콜이라도 처한 상황에 따라 조정할 부분이 다르다.
주 3~4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직장인
퇴근 후 저녁 운동이 많은 경우, 크레아틴은 운동 여부와 무관하게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해 습관화하는 것이 로딩 순응도를 높인다. 근적외선은 운동일에는 세션 직후, 비운동일에는 취침 전으로 나눠 적용하면 하루 루틴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을 수 있다.
마라톤이나 장거리 시즌을 준비하는 러너
크레아틴은 순발력 위주 종목에서 근거가 더 두텁고, 장거리 유산소 운동에서는 체중 증가가 페이스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경우 로딩 없이 소량, 1일 3g으로 시작해 체중 변화를 관찰하며 조절하는 편이 낫고, 근적외선은 대회 직전보다는 훈련 강도가 높은 빌드업 구간에서 하체 근육 회복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사무직으로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 어깨와 목이 뭉치는 사람
이 경우는 크레아틴의 이점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대신 근적외선을 목과 어깨 부위에 저녁마다 10~15분 적용하고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쪽이 체감 변화가 더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운동 강도가 낮다면 크레아틴 로딩보다 자세 교정과 순환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여름철과 겨울철의 차이
여름철에는 땀 배출이 늘어 크레아틴 복용 시 권장 수분 섭취량을 평소보다 더 늘려야 근육 경련을 예방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피부가 건조해 근적외선 조사 후 따가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조사 전후 보습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근력 운동을 새로 시작한 중장년층
40대 이후 처음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한 경우, 젊은 시절보다 회복이 더디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이지 실패 신호가 아니다. 이 그룹에서는 로딩 단계의 하루 20g 섭취가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하루 10g 안팎으로 절반만 사용해 2주에 걸쳐 서서히 늘리는 방식이 순응도 면에서 더 낫다. 근적외선은 관절 주변 결합조직 회복을 돕는 보조 수단으로 접근하되, 기존에 복용 중인 혈압약이나 혈액응고 관련 약물이 있다면 시작 전 담당의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주의사항과 전문가 조언
크레아틴과 근적외선을 병행할 때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을 정리한다.
- 크레아틴은 기존에 신장 질환, 간 질환 병력이 있거나 관련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 후 시작한다.
- 임신이나 수유 중에는 크레아틴 보충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권장하지 않는다.
- 근적외선 조사 시 눈에 직접 조사하지 않으며, 필요하면 보호 고글을 착용한다.
- 광과민성 약물,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나 일부 여드름 치료제를 복용 중이라면 사용 전 상담이 필요하다.
- 피부에 발적, 수포, 통증 악화가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한다.
- 이 글에서 다룬 내용은 웰니스 관리 차원의 정보이며, 의료 행위나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을 대체하지 않는다.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 크레아틴과 근적외선 모두 하루아침에 결과를 보여주는 방법이 아니다. 최소 2~4주 단위로 스스로의 회복 소요일, 통증 단계, 수면의 질을 기록해 두면 지금의 프로토콜을 계속 유지할지, 강도를 조정할지 판단하는 데 실질적인 근거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