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통증 관리, 광요법을 언제 왜 쓰는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지 사흘째 되는 환자들이 병동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진통제를 늘려달라는 요청이 아니라 밤에 통증 때문에 자꾸 깬다는 하소연이다. 마약성 진통제 용량을 올리면 통증은 무뎌지지만 변비와 어지럼증, 구역감이 따라오고 재활 운동 참여도가 떨어진다. 이 시점에서 근적외선 광요법을 병행하는 병원과 재활센터가 늘고 있는데, 약물을 대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통증 곡선을 완만하게 만들어 재활 스케줄을 지킬 수 있게 돕는 보조 수단으로 쓰기 위해서다.
광요법이 만능은 아니다. 봉합 부위 감염이 진행 중이거나 혈종이 커지는 상황에서 빛을 쬐는 것은 순서가 틀렸다. 먼저 상처 상태를 점검하고, 급성기·아급성기·만성기로 나눠 파장과 조사 시간을 달리 적용하는 것이 이 글에서 다룰 3단계 프로토콜의 핵심이다. 신경 손상을 동반한 통증이라면 접근이 달라지는데, 그 경우는 신경병증성 통증에 대한 LED 광요법 효과 글에서 별도로 다룬다.
수술 후 통증이 생기는 기전과 근적외선의 작용
절개와 조직 박리가 일어나면 세포막이 손상되면서 아라키돈산이 방출되고, 이것이 사이클로옥시게나제 경로를 거쳐 프로스타글란딘 E2로 바뀐다. 여기에 브래디키닌과 히스타민이 더해지면서 통각 수용체가 평소보다 훨씬 낮은 자극에도 반응하는 말초 감작 상태가 만들어진다. 통증을 방치한 채 며칠이 지나면 척수 후각 뉴런까지 흥분성이 높아지는 중추 감작으로 번지는데, 이렇게 되면 수술 부위를 완전히 봉합한 뒤에도 통증이 오래 남는 만성 통증으로 굳어질 위험이 커진다. 급성기에 통증을 적극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근적외선이 이 과정에 개입하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사이토크롬 c 산화효소가 660~850nm 대역의 빛을 흡수해 에너지 생산을 늘리는 광생체조절 반응이고, 둘째는 국소 혈관 확장을 통해 손상 부위의 산소 공급과 노폐물 배출을 돕는 순환 효과다. 노르웨이 오슬로 소재 연구자 Bjordal이 이끈 2006년 Photomedicine and Laser Surgery지 리뷰는 급성 통증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위약대조 연구를 검토하면서, 적정 용량의 근적외선 조사가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COX-2 발현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해 진통제 사용량을 줄인 사례들을 보고했다고 정리한다. 다만 이 리뷰에 포함된 연구들의 조사 파장과 에너지 밀도가 제각각이어서, 결과를 하나의 수치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함께 지적됐다. 신경 자체가 눌리거나 염증에 노출된 경우의 통증 경로는 좌골신경통 광요법: 신경 통증 관리와 회복 전략에서 다룬 좌골신경통 사례와 상당 부분 겹친다.
자가 점검: 지금 내 통증은 어느 단계인가
같은 강도로 조사해도 급성기 상처에 쓰면 오히려 부종을 키우고, 만성기 통증에 낮은 에너지로 쬐면 체감 효과가 거의 없다. 프로토콜을 고르기 전에 지금 상태부터 정직하게 점검해야 한다.
급성기로 분류하는 기준 (수술 후 0~72시간)
- 봉합 부위 주변에 열감과 발적이 남아 있다
- 안정 시에도 통증 점수가 10점 만점에 5점 이상이다
- 거즈나 드레싱 교체가 하루 1회 이상 필요할 만큼 삼출물이 있다
- 움직이지 않아도 욱신거리는 박동성 통증이 느껴진다
아급성기로 분류하는 기준 (수술 후 3일~2주)
- 열감과 발적은 가라앉았지만 움직일 때 당기는 느낌이 남아 있다
- 드레싱 교체 없이 상처 관리가 가능해졌다
- 안정 시 통증은 3~4점, 움직일 때는 5~6점 정도로 낮아졌다
- 재활 운동 범위가 서서히 늘고 있다
만성기로 분류하는 기준 (수술 후 2주 이상)
- 상처는 다 아물었는데 특정 자세나 날씨에 따라 뻐근함이 재발한다
- 통증 점수가 3점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정체돼 있다
- 수술 부위 주변 근육이 뭉치거나 감각이 둔해진 느낌이 있다
세 기준이 겹쳐서 애매하면 더 이른 단계 기준을 적용하는 쪽이 안전하다.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아래 프로토콜 표에서 낮은 에너지 밀도부터 시작해 반응을 보며 단계를 올리면 된다.
판단이 애매할 때 병행하는 기록법
사흘 정도 자가 점검이 애매하게 겹칠 때는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통증 점수와 함께 발적 정도, 삼출물 유무, 움직임 범위를 한 줄씩 적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진을 하루 한 장씩 같은 각도에서 찍어두면 발적이 옅어지는 속도를 눈으로 비교할 수 있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시점을 스스로 판단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이렇게 모은 기록은 재진 때 의료진에게 회복 경과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자료로도 쓸 수 있다.
3단계 광요법 프로토콜: 주차별 진행 기준
아래 표는 세 단계에서 각각 다르게 적용하는 파장, 출력 밀도, 에너지 밀도, 조사 시간과 빈도를 정리한 것이다. 수치는 절대적인 처방이 아니라 시작점이며, 통증 반응을 보며 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 단계 | 시기 | 파장 | 출력 밀도 | 에너지 밀도 | 조사 시간 | 빈도 |
|---|---|---|---|---|---|---|
| 급성기 | 0~72시간 | 660nm | 20mW/cm² 내외 | 4J/cm² 내외 | 5~10분 | 하루 2회 |
| 아급성기 | 3일~2주 | 850nm | 30mW/cm² 내외 | 8J/cm² 내외 | 10~15분 | 하루 1~2회 |
| 만성기 | 2주 이후 | 660+850nm 복합 | 40mW/cm² 내외 | 10~12J/cm² 내외 | 15~20분 | 주 3~5회 |
1주차: 상처와 거리를 두고 시작
봉합사나 스테이플이 그대로 있는 시기에는 렌즈를 상처에 직접 밀착시키지 말고 피부 표면에서 1~3cm 띄운 채 주변 조직 위주로 조사한다. 통증이 가장 심한 순간이 아니라 진통제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 때, 예를 들어 경구 진통제 복용 30분 뒤에 맞춰 조사하면 환자가 체감하는 불편감이 줄어든다.
2주차: 조사 범위를 넓히고 강도를 올린다
실밥을 제거하고 삼출물이 없어지면 파장을 850nm로 전환하고 조사 범위를 수술 부위에서 5cm 정도 바깥까지 넓힌다. 이 시기부터 재활 운동 직전에 조사해 관절 가동 범위 훈련의 통증 문턱을 낮추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3~4주차 이후: 복합 파장으로 전환
부종과 열감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면 660nm와 850nm를 함께 쓰는 복합 조사로 넘어간다. 이 단계는 통증을 없애는 것보다 남아 있는 뻣뻣함과 유착을 풀어 정상 가동 범위를 되찾는 데 목적을 둔다. 주차마다 통증 점수와 관절 가동 범위를 기록해두면 정체 구간을 빨리 알아차릴 수 있다. 근막 유착이 함께 있는 경우의 이완 루틴은 트리거 포인트와 근막 통증: 근적외선 이완 요법에 정리된 방식과 병행할 수 있다.
흔한 실수와 교정
실수 1. 급성기부터 만성기 강도로 조사한다
표에서 확인했듯 급성기의 목표 에너지 밀도는 4J/cm² 안팎인데, 빨리 낫고 싶은 마음에 만성기 수치인 10J/cm² 이상으로 조사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급성 염증기에 과도한 에너지를 주면 오히려 국소 혈류가 늘면서 부종이 커질 수 있다. 교정은 간단하다. 표의 급성기 값을 지키고, 이틀 정도 반응을 지켜본 뒤에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실수 2. 봉합 부위에 렌즈를 밀착시킨다
실밥이나 스테이플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기기를 상처에 바짝 붙이면 접촉 자체가 감염 위험을 높인다. 1~3cm 거리를 두고 주변부부터 조사하는 원칙은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것이다.
실수 3. 광요법만 믿고 진통제를 임의로 끊는다
광요법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해서 처방받은 진통제를 스스로 중단하면 통증이 다시 급격히 올라와 재활 참여도가 떨어지는 역효과가 난다. 약물 감량은 반드시 집도의나 통증의학과 의사와 상의해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실수 4. 통증 점수를 기록하지 않고 감으로 판단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통증 점수를 적어두지 않으면 단계를 언제 올려야 하는지, 혹은 정체 구간에 들어섰는지 알기 어렵다. 스마트폰 메모 앱에 날짜와 점수만 적어도 충분하다.
실수 5. 하루 조사 시간을 몰아서 채운다
바빠서 며칠 걸렀다가 한 번에 40~50분씩 몰아서 조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표에 제시된 시간당 용량 개념과 맞지 않는다. 짧게라도 하루 정해진 횟수를 지키는 것이 몰아서 길게 하는 것보다 낫다.
실수 6. 한 지점만 고집해서 조사한다
통증이 가장 심하게 느껴지는 한 지점에만 매번 조사창을 고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절개선은 생각보다 길고 주변 근막까지 함께 긴장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사창을 조금씩 옮겨가며 절개선 전체와 그 주변 2~3cm까지 골고루 지나가듯 조사하는 편이, 한 지점만 오래 누르듯 조사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뻣뻣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병원에 가야 하는 경고 신호
광요법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범위와 즉시 의료진을 만나야 하는 범위를 구분하지 못하면 상황을 키울 수 있다. 다음 신호가 나타나면 광요법 여부와 관계없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즉시 방문이 필요한 경우
- 체온 38도 이상의 발열이 하루 넘게 지속된다
- 봉합 부위가 급격히 붉어지고 열감이 심해지며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온다
- 수술 부위와 무관해 보이는 종아리 부종과 압통이 새로 생겼다
- 봉합 부위가 벌어지거나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 움직임과 무관하게 통증이 하루 사이 급격히 심해진다
2주 이내 진료를 권하는 경우
- 프로토콜을 성실히 지켰는데도 2주 넘게 통증 점수가 전혀 낮아지지 않는다
- 수술 부위 주변 감각이 무뎌지거나 저림이 새로 나타났다
- 야간 통증 때문에 수면이 반복적으로 끊긴다
- 관절 가동 범위가 예상 일정보다 뚜렷하게 뒤처진다
강직이 동반된 관절 통증에서 경고 신호를 가늠하는 기준은 강직성 척추염과 광요법: 관절 강직 완화 전략에서 다룬 기준과도 참고할 부분이 많다.
복용 중인 약과 피부 상태도 함께 확인
일부 항생제나 소염제, 여드름 치료제 계열 약물은 광과민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수술 후 새로운 약을 처방받았다면 복약 안내문에 광과민성 관련 문구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조사 부위에 두드러기나 가려움, 평소보다 진한 붉은 기가 올라온다면 그 즉시 조사를 중단하고 처방 약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을 의료진에게 문의해야 한다.
수술 부위·일상 상황별 적용법
무릎·고관절 인공관절 수술
재활 운동 직전 850nm로 15분 조사해 관절 가동 훈련의 통증 문턱을 낮추는 방식이 흔히 쓰인다. 금속 삽입물이 있다고 해서 근적외선 조사를 피할 필요는 없는데, LED 광선은 비전리 방사선이라 금속을 가열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절개선 바로 위 스테이플에는 실밥 제거 전까지 직접 밀착을 피한다.
척추 수술
척추 유합술이나 디스크 수술 후에는 신경 압박 증상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어, 저림이나 방사통이 있다면 만성기 강도로 넘어가기 전에 담당 신경외과 의사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복부 수술
장 유착이 걱정되는 시기에는 복부 전체보다 절개선 주변 국소 부위에 한정해서 조사하고, 배에 가스가 차거나 통증이 이동하는 느낌이 들면 조사를 멈추고 경과를 지켜본다.
제왕절개 이후
수유 중에는 조사 부위가 유선과 겹치지 않도록 절개선 라인에 한정해서 적용하고, 오로 배출이 끝나기 전까지는 급성기 프로토콜을 유지한다.
치과 발치·구강 수술
턱관절 주변은 피부가 얇아 같은 출력이라도 체감 온열감이 크게 느껴질 수 있으니, 표의 급성기 수치보다 출력을 한 단계 낮춰 시작하는 편이 무난하다.
어깨 회전근개 봉합술
봉합 부위에 무리한 장력이 걸리지 않도록 팔을 고정한 상태로 조사해야 한다. 보조기를 착용한 채로도 조사창이 닿는 위치를 미리 확인해두면 매번 보조기를 풀었다 다시 채우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고, 어깨를 움직이지 않고도 관절 주변부까지 골고루 조사할 수 있는 각도를 찾아두는 것이 좋다.
탈장 수술과 서혜부 절개
서혜부는 접히는 부위라 옷과의 마찰이 잦고 땀이 고이기 쉬워 급성기에는 조사 전후로 부위를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이 감염 예방에 중요하다. 앉거나 걸을 때 당기는 느낌이 남아 있다면 아급성기 강도로 넘어가기 전에 하루 이틀 더 급성기 기준을 유지하는 편이 안전하다.
일상 루틴에 끼워 넣기
아침 기상 직후 뻣뻣함이 심한 사람은 기상 후 조사를, 활동 후 통증이 심해지는 사람은 취침 전 조사를 우선순위에 둔다. 출근이나 외출로 시간이 빠듯한 날에는 급성기 기준으로 5분만이라도 지키고, 몰아서 채우려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임상 연구가 말해주는 것과 한계
근적외선 통증 관리의 근거를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두 편의 연구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다만 두 연구 모두 수술 후 통증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어서, 결과를 그대로 옮겨오기보다는 참고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맞다.
Chow 등(2009)의 목 통증 메타분석
Chow, Johnson, Lopes-Martins, Bjordal 등이 Lancet에 발표한 이 메타분석은 만성 목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16건 안팎의 무작위 대조 연구를 종합했다. 근적외선 조사 직후 통증 점수가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아졌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조사 종료 후 몇 주가 지난 시점의 추적 관찰에서는 연구마다 효과 크기 편차가 커서 장기 효과를 하나의 수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저자들 스스로 밝히고 있다.
Bjordal 등(2006)의 급성 통증 리뷰
같은 연구팀이 Photomedicine and Laser Surgery에 발표한 리뷰는 급성 통증을 대상으로 한 위약대조 연구들을 모아 작용 기전과 임상 효과를 함께 검토했다. 여러 연구에서 근적외선 조사군이 대조군보다 적은 양의 소염진통제로 비슷한 통증 조절 결과를 얻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리뷰에 포함된 연구들의 파장과 에너지 밀도, 조사 부위가 제각각이어서 저자들은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 연구 모두 수술 후 급성 통증만을 따로 떼어 검증한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개인차가 큰 통증이라는 특성상 광요법 반응에도 편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위 프로토콜은 참고 기준으로 활용하고 실제 적용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며 조정하는 것을 권한다.
근거를 실전에 옮길 때 유의할 점
두 연구가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것은 조사 직후의 즉각적인 통증 완화 효과는 비교적 일관되게 관찰되지만, 며칠에서 몇 주에 걸친 누적 효과는 개인과 연구 설계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실전에서는 이를 하루하루의 통증 점수 변화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같은 프로토콜을 2주 이상 지켰는데도 통증 점수 변화가 거의 없다면, 광요법의 강도나 부위를 바꾸기보다 담당 의료진에게 다른 원인이 있는지부터 확인받는 순서가 합리적이다. 근적외선 조사는 어디까지나 회복 곡선을 완만하게 만드는 보조 수단이지, 수술 자체의 결과나 조직 유합 속도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는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두어야 균형 잡힌 기대치를 가질 수 있다.


